서로를 다독인 공동체의 언어, “제주어가 ‘튼내어지기를’”
제주어는 어떤 언어인가요.
“외부인들이 보기에 제주어는 투박하고 거칠며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그 말을 쓰는 제주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정겹고 따뜻한 언어예요.”
제주어의 매력은 어디에 있나요.
『제주어대사전』 편찬을 비롯해 제주어의 체계적인 조사와 학술 연구를 전담하고 있는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은 제주어의 매력을 ‘꾸밈없는 진심’에서 찾았다. 청년 인터뷰어들이 ‘조들지 맙서(걱정 말아요)’나 ‘편안하시우과(편안하십니까)’ 같은 인사말에 위로를 받았다고 하자, 김 위원은 제주어 말투에 담긴 속뜻을 풀어 설명했다. 흔히 쓰는 어미 ‘-수다(예: 먹어수다)’는 얼핏 퉁명스러운 반말처럼 들리지만, 실은 상대를 높이는 제주 고유의 존댓말이라는 것이다.
후세에 꼭 남기고 싶은 낱말이 있나요.
김 위원은 언어가 사라지면 제주 사람의 정체성도 함께 사라진다고 본다. 과거 제주 사람들이 서로 나누며 살았다는 사실을 청년 세대가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후세에 꼭 남기고 싶은 낱말로는 ‘맹심헙서(명심하세요)’를 꼽았다. 수확물을 이웃과 나누는 ‘개석’, 전통 품앗이인 ‘수눌음’처럼 서로를 보듬던 공동체 문화가 낱말과 함께 이어지길 바랐다.
제주어 기록 작업은 어떻게 이어지고 있나요.
그의 기록 작업은 현재진행형이다. 1995년 시작된 종이 사전 편찬 작업은 웹사전 ‘제주어 왓’으로 이어졌고, 올 연말에는 이를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 다국어 번역 프로그램도 출시될 예정이다. 그는 젊은 세대가 ‘책인?(책 있어?)’처럼 말을 줄여 쓰는 모습도 반갑게 바라봤다.
제주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언젠가 모두가 표준어를 쓰는 시대가 오더라도, 제주어가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튼내어질(기억이나 생각을 되살아나게 하다)’ 수 있기를 바랍니다.”